주식의 역사를 소설처럼. 모두가 아는 사건, 아무도 몰랐던 한 사람의 이야기로.

1998년, 351만 명이 금을 들고 줄을 섰다. 흔히 '기부'로 기억하지만 사실은 매각이었고, 모은 금은 전체 빚의 4%였다. 그런데 그 4%가 어떻게 나라를 살렸나 — 금 모으기 운동의 진짜 이야기.

조선소도, 배도, 조선업도 없던 나라. 정주영은 돈도, 배도, 공정도 — 모든 순서를 거꾸로 뒤집었다. 텅 빈 백사장 사진 한 장으로 세상에 없는 배를 팔아, 2년 3개월 만에 그 모래밭에서 진짜 배를 띄운 이야기.
부잣집 아들이었지만 도쿄에서 외롭게 차별받던 열한 살 소년. 그 어둠 속 영화관에서 배운 '보는 눈'으로, 그는 모두가 비웃던 반도체에 사재를 걸었고 — 18년 뒤, 자신을 무시했던 일본을 넘어섰다.

미국에서 통조림으로 부를 일군 사업가가, 쉰 살에 적후방 침투 훈련을 받는다. 암호명은 'A'. 회사를 가졌지만 끝내 제 것으로 여기지 않았던 남자 — 유일한이 아들에게 남긴 유산은 0원이었다.

잘 팔리던 화장품의 뚜껑이 자꾸 깨졌다. '안 깨지는 뚜껑 하나'를 만들겠다는 작은 고집이 한국 최초의 플라스틱 산업을 열고, 치약을, 라디오를, 끝내 LG를 낳았다. 구인회는 사소한 문제 하나를 끝까지 따라간 사람이다.

고로 하나 없던 나라. 박태준은 영일만 모래밭에서 외쳤다. '실패하면 우향우 해서 저 바다에 빠져 죽자.' 그가 끓인 첫 쇳물의 연료는, 식민지 지배의 대가로 받은 조상의 핏값이었다. 그는 스스로 퇴로를 불태운 사람이다.

라이벌 회사 사장이 일급 기밀인 라면 수프 제조법을 적어, 떠나는 한국인의 손에 쥐여 줬다. '한국 영공에 들어갈 때까지 열지 마시오.' 그가 그 비밀을 내준 이유는 단 하나, 상대가 정직한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조미료 종주국 일본을 이기겠다는 사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돌을 깎는 것이었다. 산에도 녹지 않는 돌솥 하나로 시작한 미원은, 자본의 삼성조차 20년간 끝내 따라잡지 못했다.

삼면이 바다라 갇혔다고들 했다. 한 청년은 그 바다를 출구로 봤다. 무급 각서에 서명하고 원양어선에 오른 스물두 살이, 참치 한 마리 없던 나라를 세계 최대 참치 기업으로 끌고 나간 이야기.

주인공이 사람이 아니다. 눈에도 잘 안 보이는 먼지만 한 부품 하나가, 남의 이름을 빌린 하청에서 시작해 세상의 거의 모든 전자제품 속으로 파고든 이야기. 작아질수록 회사는 커졌고, 완제품이 아니라 부품이어서 살아남았다.